한국은 빛과 물, 꽃과 눈의 축제로 한 해의 흐름을 새깁니다. 수백 년 전통을 잇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눈부시게 현대적인 축제도 있지요. 때를 잘 맞추면 연등의 강을 함께 걷고, 진흙 범벅이 된 바닷가 인파에 섞이며, 얼어붙은 호수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열리는지 계절별로 안내합니다.
봄: 꽃과 연등
봄은 벚꽃으로 열립니다. 남쪽 창원 곁의 진해는 4월 초 군항제로 거리와 개울, 사랑받는 철길 건널목까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듭니다. 수많은 사람이 벚꽃 터널을 걸으러 찾아오니, 붐비기 전 이른 아침이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몇 주 뒤에는 부처님 오신 날 무렵 5월에 연등회가 열립니다. 서울 조계사 일대를 수천 개의 종이 연등과 밤 행렬이 채우는 이 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라 있습니다.
여름: 진흙과 음악
여름은 바닷가의 계절입니다. 7월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보령 머드축제는 온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미네랄이 풍부한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씨름하고 미끄러지며 춤추는, 가장 유쾌한 난장입니다. 저녁이면 공연과 바다 위 불꽃놀이로 마무리되지요. 여름은 반도 곳곳에서 음악 축제와 바닷가 행사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가을: 영화와 탈, 그리고 빛
가을은 문화가 가장 무르익는 계절입니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바닷가 극장과 야외 상영장에 배우와 영화 애호가가 모입니다. 내륙에서는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이 풍자적인 탈춤과 공연, 체험, 웃는 나무 탈의 행렬을 선보입니다.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가을 강 위에 수천 개의 유등을 띄워 역사적 사건을 기리고, 서울 등축제는 청계천을 빛 조형물로 수놓아 저녁 물가로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겨울: 얼음과 눈
기온이 내려가면 한국은 밖으로 나갑니다. 1월 강원도의 화천 산천어축제는 수십만 명을 불러 모아 얼어붙은 강에 구멍을 뚫고 산천어를 손과 낚싯대로 낚게 합니다. 썰매와 얼음 조각, 눈놀이가 곁들여지지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니 단단히 껴입으세요. 그 보상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겨울 축제와, 갓 잡은 산천어를 구이나 회로 맛보는 즐거움이 기다립니다.
큰 명절
축제 달력과는 별개로 한 해의 가장 큰 두 날이 있습니다. 음력을 따르는 설날과 추석은 구경거리라기보다 가족의 시간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고 차례를 지내며 전통 음식을 나눕니다. 본 명절에는 많은 상점과 명소가 문을 닫으니 일정을 미리 살피되, 도심의 고궁과 민속촌에서는 무료 문화 행사와 한복 체험, 민속놀이가 자주 열립니다.
여행 계획
많은 축제가 계절이나 음력을 따르므로 해마다 날짜가 달라집니다. 여행과 숙소를 예약하기 전 반드시 그해 일정을 확인하세요. 대략 4월은 벚꽃과 진해, 5월은 연등회, 7월은 보령 머드, 10월은 부산 영화제와 가을 등축제, 1월은 화천 얼음낚시를 노리면 좋습니다. 어느 계절이든 한국에서는 늘 어딘가에서 축제가 열리고, 그 자리에 함께하는 것은 이 나라를 가장 따뜻하게 만나는 방법입니다.